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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추석의 그림자

  추석은 모두 들뜬 기분으로 마음도 몸도 분주한 명절이다. 옛날의 추석 분위기를 혼자 상상하노라면 흘러간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정에 빠져든다. 내가 출석하는 LA 한인타운의 새한 교회에서도 극성스러운 권사님들이 추석인데  섭섭하게 보낼 수 없다며 송편과 부침질을 준비해 점심 먹거리가 푸짐하다. 조용했던 교회가 추석 기분에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고희가 넘은 권사님들이 사명감으로 먹을거리를 많이 준비하는 것을 보니 너무나 감사하다. 노 권사님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노라니 추석이 되면 부엌에서 바쁘게 일하시던 어머니 모습이 연상된다. 아무튼 보기 좋은 풍경이다.     추석은 한가위,중추,중추절,가배일 이라고도 부른다.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이다. 미국에서의 추수감사절에 해당하는 명절이다. 가을 추수를 끝내고 풍성한 햅쌀과 햇 과일로 조상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가족끼리 모여 파티를 열고 칠면조 고기를 비롯해 여러 음식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보낸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추석을 맞으면 으례  할머니, 할아버지의 차례를 지낸 후에는 온 식구가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그때 아버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시종일관 추석 대목 이야기만 하셨다. 청계천 6가에 자리 잡은 평화시장은 50~60년대에는 의류 도매상이 밀집해 있어 지방 도시 상인들은 모두 그곳에서 도매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해 갔다. 어른들은 고객에 대한 이야기, 판매 수익 등의 이야기로 끝날 줄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장사 이야기가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 외 가족들은 지난 이야기들을 하느라 온 집안이 떠들썩했다.     그런데 미국에 이민 와서 나도 장사를 하다 보니 형제들을 만나기만 하면 장사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모두 장사를 했기 때문이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가다 보니 이제는 장사 이야기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모두가 아쉬운 지난날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두 형제는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고, 남은 형제들도 머리에 염색해야 될 나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아버지가 장손이라 추석이면 작은아버지들과 사촌 형제들이 모두 큰집인 우리 집으로 모였다. 집안은 떠들썩해지고 완전히 도떼기시장이 되고 말았다. 가족 간에도 빈부의 차가 있고 처지가 다르다 보니 모두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의 마음을 격려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도록 무척 애를 쓰셨다. 사람을 차별 없이 고루고루 인격을 존중하는 것도 리더십의 일부가 아닌가.  쉽게 말해 개개인의 비위를 잘 맞추셨다. 공짜로 생긴 것도 남의 것과 비교해 적으면 불평이 먼저 나오게 마련이다. 받은 것에 감사보다는 남보다 적은 것만 생각한다. 이것을 소위 ‘상대적 가치관’이라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행복이 온다는 것을  인간은 종종 망각한다. 제사가 다 끝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갈 때  어머니는 한 사람 한 사람 음식과 과일 등을  챙겨 한 보따리씩 쥐여 보낸다. 당시는 모두 살기 힘들고 마음대로 먹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장남이라 동생들을 비롯해 모든 가족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모두 돌아간 후 텅 빈 집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다. 그러나 뒤처리는 어머니 몫이다.  어머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화가 나고 안타까워  그저 옆에서 어머니를 도왔다. 어머니는 화가 나면서도 “이렇게 사람 꼬일 때가 좋은 거란다”하시며 열심히 치우신다. 그런 생활도 끝낸 지가 수십 년 지났고 모두가 추억의 그림자가  되고 말았다. 그것이 사람 사는 거지. 과거는 모두가 아름답다. 미국으로 건너온 후부터 그런 추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미국생활  수십여년이 훌쩍 흘러갔다. 사랑하는 부모님도 멀리 가시고 세월은 무자비하게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바람도 아닌데 세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꽃잎들을 떨어뜨렸다.   미국에서 추석을 지킨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인 마켓에는 여느 날보다 많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처럼 추석을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지만 아이들도 만나기 힘들고 모든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하지만 보름달 만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변함이 없다.   옛날 송강 선생이 사모하는 여인을 생각하며  쓴 시 한 수가 생각난다, 추석날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고운 임이 보고 싶어 쓴 시인 것 같다.     ‘내 마음 도려내어 둥근달 만들어서/ 구만리 높은 하늘 덩그러니 걸어놓고/ 고운 님 계신 곳에 비쳤으면 싶구나.’   슬그머니 엄습해 오는 외로움에 싸여 지난날 온 가족들과 오손도손 지내던 추석의 장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그것은 그림자일뿐  잡을 수가 없다. 모든 식구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훌쩍 왔다 훌쩍 가버리는 추억의 그림자라도 붙들고 싶다. 세월을 뒤로 움직일 자 누구랴. 세월을 거꾸로 되돌려 내 마음 도려내어 보름달 만들어서 서울 하늘에 드높이  걸어놓고 지난날 추석의 그림자라도 구석구석  보고 싶구나.     백인호 / 수필가문예마당 그림자 추석 추석 분위기 추석 기분 시종일관 추석

2024-09-19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한인타운 추석 분위기 ‘물씬’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9월17일(한국시간)로 다가온 가운데 달라스 한인타운 곳곳에서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추석 분위기가 제법 나고 있다. H마트, 코마트, 시온마켓 등 달라스를 대표하는 대형 한인마트들은 추석 인기 품목들을 쌓아 놓고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추석에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인 송편도 이번 주말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트들과 떡집을 찾아가 추석을 맞이하는 달라스 지역 한인사회의 풍경을 담아봤다.   H마트는 ‘미국 내 최대 아시안 마트’라는 수식어 답게 한인들은 물론 타 아시안 소비자들도 즐길 수 있는 품목을 준비했다. H마트 이수구 이사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햇곡식과 사과, 배 같은 가을 과일, 그리고 추석 선물용 아이템들이 추석에 인기가 좋다. 지난 11일(수) 오전 캐롤튼 H마트를 찾은 한 주부는 본지 인터뷰에서 “추석에는 뭐니뭐니 해도 배를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오늘 H마트에 와서 보니 배도 싱싱해 보이고, 특히 사과가 탐스럽게 잘 익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얄레인에 위치한 코마트 안에는 과일 코너 한 편에 쌓여 있는 배와 사과 박스들을 통해 추석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가족과 함께 추석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전통 명절 음식인 잡채, 전, 갈비 등을 요리할 계획이라면 코마트에서 이에 필요한 신선한 재료들을 찾을 수 있다. 계산대 앞에 진열돼 있는 건강용품 선물 박스 또한 추석 맞이 감사의 선물을 나누는 우리의 옛 정을 느끼게 해준다.   시온마트는 이번 추석엔 6주년 기념 특별 대세일 행사기간을 갖는다. 행사는 9월5일(목)부터 9월15일(일)까지로, 전라남도 농수산물 미국 판촉전 행사와 병행된다. 농수산물 행사에서는 전라남도에서 직접 우수한 농수산물을 선별하여 품질 좋은 각종 젓갈, 반찬, 건어물 등이 최상의 상품으로 한인들을 만나고 있다. 이 기간에 시온마트를 찾을 한인들을 위해 마트 역시 각종 과일, 대추, 마른 밤, 곶감과 다채로운 모듬 전이며 푸짐한 음식 등을 내놓고 있다. 추석상을 준비하게 될 많은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품목들 중에는 한국에서 배송해온 패키지로 준비된 냉동 송편도 포함된다. 그 외 추석맞이 선물대전으로 킹스푸드 도라지 배즙, 사조 세트, 보령 김(재래/파래/녹차), 잇츠은 들기름, 제주 오메기 떡 세트 등 다양한 품목이 준비돼 있다. 시온마트의 서강규 상무는 “시온마트를 찾는 고객분들의 편안한 쇼핑을 위해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교육에 신경 쓰고 있다”며 “또 고객분들이 찾으시는 물건들을 최대한 구비하도록 노력함은 물론,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한다. 올 추석도 다양한 상품들을 풍성하게 내놓았으며 산지 직송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에 빼놓을 수 없는 송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에스카페 떡집은 달라스 최초 떡집으로 35년 된 맛과 전통을 자랑한다. 에스카페 떡집에서 올 추석을 맞이해 한인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송편을 판매하고 있다. 기간은 9월 9일부터 17일까지다. 추석 맞이 떡 세일 종류로는 꿀깨 송편, 녹두 손 송편, 강원도 콩 송편을 판매하고 있다. 추석을 준비하면서 에스카페 송편을 구매하려면 캐롤튼과 플레이노 H마트와 아줌마 식당(주소 2625 Old Denton Rd. #600 Carrollton, TX 75007)로 찾아가거나 혹은 밑반찬(Meat Banchan, 주소 1012 Mac Arthur Dr. #120 Carrollton, 75007)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는 캐롤튼 에스카페 즉석 떡볶이 안에 있는 새로운 떡 공장으로 직접 찾아가도 된다. 주소는 3043 Old Denton Rd. Carrollton, TX 75007이며, 예약 주문은 469.463.1956로 하면 된다.                           〈달라스 중앙일보 합동취재단〉한인타운 한가위 추석 분위기 추석 선물용 추석 맞이

2024-09-13

내일 추석… 한인들 “그래도 명절”

송편 나누고 한복 입고 한인마켓도 특판전 한창 한국 친지들에게 전화도     오늘(10일)은 한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 추석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공휴일이 아니어서 한국만큼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고향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애틀랜타 한인 사회에선 나름대로 추석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은 토요일 휴일인 데다 한인회관에서 열리는 '코리안 페스티벌'까지 예정돼 있어 훨씬 더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메트로시티, 제일IC뱅크 등 주요 한인 은행들은 일찌감치 무료 고국 송금 서비스를 실시, 명절 분위기를 띄웠다. H마트, 아씨, 시온, 메가, 남대문 등 한인마켓들도 추석을 맞아 따로 특판 코너를 만들거나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   교회나 직장에서도 추석 분위기는 느껴진다. 미국에 와서 교회에 나가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김모씨는 "이번 주일에는 한복을 입고 교회에 갈 생각이다"라며 "추석 같은 우리 전통 명절을 지키는 데 교회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원 20여명을 둔 둘루스의 한 한인 업체 사장은 "한국과 거래하는 회사 특성상 전통 명절을 그냥 보내기가 섭섭해 미리 송편을 주문해 직원들과 나눠 먹었다"며 "외국인 직원들도 한국 명절을 같이 기뻐해 주니 기분이 좋다"고 흐뭇해했다. 신한은행 둘루스 지점(지점장 이정희)도 추석 전날인 금요일 하루 내방 고객들에게 송편을 나눠주면서 한가위를 축하했다.     추석 때 가장 바쁜 곳은 역시 떡집이다. 최근 매장을 3개로 나눠 옮긴 낙원떡집 이수희 사장은 "아무래도 추석 대목이라 평소보다 바쁘긴 하다"면서도 "코로나 팬데믹 영향 때문인지 전보다는 주문도 줄고 대목 경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와니에 사는 주부 한수연는 "추석이라 해도 남편이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같은 명절 분위기는 느끼지 못하지만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는 전화를 드렸다"며 "추석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국 전통 명절의 의미를 설명해 주는 날로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  추석 한인 한국 명절 추석 분위기 명절 분위기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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